창 넘어 보러 온 바람이
살며시 어루만지면
부끄러 배시시 몸을 비틀며
풍란은 그의 체취를 은근히 뿌린다.
선풍기 강풍에도 내놓지 않던
심우당 다실의 풍란지조(志操)는
오죽(烏竹)을 헤집고 찾아온 미풍엔
가슴 열고 뜻을 굽여 향을 내 놓는다.
주변이 다 잠든 자정이 넘어서도
30도를 웃도는 열대야에 뒤척이다
풍란이 내쉬는 천향(天香)은
엄마와 아기의 새근새근 입김과 같아
나도 모르게 안도의 잠이드네
풍란아, 너도 이제 잠들려무나. 월강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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